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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생수병에서 피어난 희망,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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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기가 맑았던 날, 도심의 소음이 닿지 않는 산길을 걸었다.
늘 그랬듯 정상만을 향해 걷던 발걸음은 오늘은 낯선 풍경 앞에서 멈춰 섰다.
산 중턱 굽이진 길을 돌아서자 눈에 들어온 것은 누군가의 정성이 담긴 작은 화단이었다.
척박한 산길 한가운데, 버려진 플라스틱 생수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그 안에는 흙이 채워져 있었고, 그 위에 색색의 꽃들이 조화롭게 피어나고 있었다.


처음 이 광경을 보았을 때의 놀라움과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온갖 상상이 머릿속을 채웠다.
  누가, 어떻게  이곳에 이런 정원을 만드셨을까?

어느날, 화단을 가꾸시는 할아버지 한분을 만날수 있었다.
묵묵히 꽃에 물을 주고 계시던 할아버지를 보면서 놀랐다.
산 중턱까지 생수병과 물을 나르는 일, 매일같이 물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시작했다고 보기에는 너무도 거창한 프로젝트였다.

산중턱에 만든 할아버지의 화단은  잊고 지냈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했다.
거창하지 않아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말이다.
버려진 것들을 모아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척박한 땅에 아름다움을 심는 행위. 그것은 삶에 지친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었다.

희망을 품은 발걸음, 사랑을 담은 식탁

산에서 얻은 맑은 공기와 할아버지의 화단에서 얻은 깊은 생각을 마음에 새기고 산을 내려왔다.

교역자분들과 함께 나눌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날이다.
경쾌한 찬양 소리가 흐르는 가운데, 분주히 재료를 준비하는 나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기뻤다.
할아버지가 묵묵히 꽃을 가꾸셨던 것처럼, 나는 주님께 받은 사랑을 섬김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오늘의 특별 메뉴는 바로 오리불고기다.


붉은 빛깔의 고운 오리고기에 갖은 양념을 넣어 볶아내며, 오리가 가진 놀라운 효능에 대해 생각했다. 예로부터 '날개 달린 소'라 불리며 보양식으로 귀하게 여겨져 온 오리 고기.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콜레 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
우리 삶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 내고 꼭 필요한 영양분만을 채우는 것과 같았다.
오리고기에는 필수 아미노산과 다양한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다. 특히 비타민 A는 면역력 강화에 탁 월하며, 칼슘, 인, 철분 등은 우리 몸 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영적인 양식이 우리의 영혼을 살찌 우듯, 오리고기의 풍부한 영양소는 교역자분들의 지친 몸에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보양식과도 같았다.

섬김, 그  만찬의 의미

정성껏 준비한 오리불고기와 신선한 채소를 곁들여 식탁을 차렸다.


식사를 나누는 동안, 우리는 자연스 럽게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식탁의 교제는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며, 다시금 힘을 얻는 거룩한 만찬이었다.

오늘 하루는 산에서 만난 할아버지의 화단에서 시작해 교역자분들과 함께한 식탁의 교제까지, 삶의 아름다운 순간들로 가득 채운하루다.

할아버지가 버려진 생수병으로 아름다운 꽃을 피워냈듯이,  주님의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며 삶의 기쁨을    누린 하루다.

섬김이란 거창한 일이 아니라, 마음을 다해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는 작은 행동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그리고 그 작은 정성이 모여 얼마나 큰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말이다.

다시 산에 오르면, 할아버지를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그리고 꼭 여쭤보고 싶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할아버지의 깊은 마음속 이야기를 듣는다면, 나는 분명 또 다른 삶의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할아버지의 화단과 오늘 함께 나눈 식탁의 풍경은 나에게 '나눔'과'섬김' 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 주 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한1서3장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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