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오늘의 집밥]실패한 갈치조림

반응형


심방 일정이 연기되면서,  갑자기 점심 식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눈에 띈 건 뼈 없는 갈치였어요.

오늘은 갈치조림이다!
망설일 틈도 없이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두툼하게 썬 무와 감자를 냄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갈치를 올린 후 양념장을 듬뿍 올리고 끓이기 시작했죠.
맛있는 냄새가 온 집안에 퍼졌습니다. 그런데, 완성된 갈치조림의 맛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어요.
양념 맛보다 무에서 올라오는 알싸한 매운맛이 너무 강했거든요.
무가 이토록 매운 줄은  몰랐던 터라, 잔뜩 넣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실패를 덮어준 한마디 말

"맛이 좀 이상할 거예요.
실패작이예요."라고 미리 말씀드렸죠.
그런데 다들 한 숟가락 떠 보시더니,  "먹을만 하네요,맛있어요." 라며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셨어요.

그 순간, 비록 제가 생각했던 완벽한 맛은 아니었지만,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한마디가  부족한 맛을 채워주었습니다.

실패작이라고 생각했던 갈치조림은 어느새  한마디 한마디에   행복하고 맛있는 요리가  되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감사한 식탁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은 서툴러도 감사한 마음으로 함께 나누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맵기만 한 무를 넣었던 제 실수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드셔서 감사하고 행복한 식탁의 교제였습니다.

담엔, 갈치조림을 만들 때는 무의 맛을 미리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겠지만,  '실패작'은 제게 행복과 감사함을 가르쳐 준 잊지 못할 집밥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반응형